4천년 이어온 유대인 신앙교육, 무엇이 특별했을까? |
한국 IFCJ는 최근 '가정예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가을 컨퍼런스를 열었다. |
오늘날 한국교회는 전도가 힘든 시대에 다음세대인 우리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것조차 어려워진, 그야말로 안팎의 위기에 놓여있다. 이에 교회 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신앙교육, 즉 가정예배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천년 간 자녀세대에게 신앙을 온전히 전수해온 유대인들의 비결 역시 가정예배로 꼽히는 가운데, 한국IFCJ 이윤석 목사를 만나 가정예배에 대한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대인의 신앙전수, 안식일 가정예배가 기본
보통 가정예배는 주일예배와는 달리,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으로 여겨지곤 한다. 자녀 교육을 학교에 맡기는 것처럼, 자녀의 신앙 역시 으레 교회에 맡기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신앙생활에서 가정과 부모가 배제되어온 것이 바로 오늘날 교회가 힘을 잃게 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전, 사제들과 예배당 중심으로 신앙교육이 이뤄지고 가톨릭 교회가 아닌 곳에서 사적으로 예배하는 것이 금지됐던 중세시대의 모습과 닮아있다.
한국IFCJ 이윤석 목사는 "중세시대에는 사제들에게 모든 영적 권한이 집중돼 있었기 때문에 성도들이 교회 밖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로 기도하는 것 뿐이었다"며 "종교개혁으로 모든 사람이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개신교인에게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하루에 2, 3번씩 매일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4천 년 이상의 오랜 세월 동안 부모 세대의 신앙이 자녀 세대에게 그대로 전수되어온 유대교 역시 핵심은 가정예배에 있었다. 그런데 이윤석 목사가 이야기하는 유대인의 가정예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가정예배 개념과 달랐다.
이 목사는 "가정예배라고 하면 많이들 생각하는 것이 집에서 식구들이 모여 찬양-말씀-기도를 한 15분 내외로 하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이는 가정기도회에 가깝다"며 "유대인들은 간단한 가정기도회를 매일 드리는 한편 안식일에 긴 시간을 할애해 가정예배를 따로 드렸다"고 설명했다.
안식일인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되는 유대인들의 가정예배는 언제나 풍성한 식사와 함께 진행됐다. 어머니의 촛불 점화로 시작되는 가정예배는 아버지의 축복기도, 찬양, 회개, 저녁만찬 순으로 이어지고, 식사를 하면서 한 주 동안 공부한 성경에 대해 질문하거나 자유롭게 토론을 하며 2~3시간 가량을 깊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정예배 손꼽아 기다리는 자녀들…"가정 회복과 다음세대 신앙, 모두 해결"
구체적으로 가정예배를 어떻게 드렸는지 살펴보면, 먼저 어머니가 일주일 중 가장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을 식탁에 차린다. 이 때문에 유대인 아이들은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힌다. 그 다음은 아버지의 축복 기도가 이어진다. 가정의 제사장으로서 아버지가 아내를 축복하고 자녀들에게도 안수하며 축복기도를 한다.
이윤석 목사는 "음식을 어느 정도 먹으면 자연스럽게 말씀을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이어진다"며 "한 주 간에 있었던 일들도 같이 나누고 가족이 다같이 모여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가정예배는 가족 관계를 묶고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자녀들을 비롯해 유대인들이 이 가정예배를 일주일 내내 기다리며 좋아한다는 점이다. 서로 바쁜 일상을 보내던 가족들이 온종일 함께 시간을 가지며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상태가 어떤지, 문제는 없는지 필요한 조언과 격려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가정예배에 관심이 있는 교회와 가정들은 어떻게 시도할 수 있을까. 이윤석 목사는 매일 10~20분 정도 짧게 드리는 가정기도회 형식과 일주일에 한 번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면서 깊이 있는 교제를 나누는 두 가지 방법이 모두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먼저 가정기도회는 말씀과 찬양, 기도 등 기본적인 요소만 갖추어 짧은 시간 드리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가정들도 바로 적용할 수 있을만큼 수월하다. 또 가정기도회를 매일 꾸준히 할 것인지, 아니면 일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서 할 것인지도 각 가정의 형편에 맞게 하면 된다.
한편 유대인의 안식일 가정예배를 적용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반나절의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윤석 목사는 "주일 전날, 토요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가정예배를 드릴 수 있고 이는 주일 오전 교회 예배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며 "다만 수고가 많이 들기 때문에 교회 차원에서 매뉴얼을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격려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신앙은 분명 잘못됐지만, 다음세대로의 신앙전수가 탁월하게 이어지는 좋은 전통은 참고할 만하다"며 "주일예배의 연장선상에서 가정예배를 드리며 가정과 교회를 같이 세워가는 모습은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위기를 극복하고 가정의 회복을 꾀할 수 있는 배울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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